시사인을 읽다가 엘제 양에 대한 글을 보고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에 대해 알게 되었다.뭔가 우울한 듯한 그림이 실려있었는데, 짧은 기사로는 엘제 양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었고, 내용이 궁금하여 구입했다.어렸을 때 만화책과 현재는 웹툰에 익숙한 나로서는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가 매우 신선했는데,성인을 위한 만화란은 느낌이 들었다.대상이 엘제 양이라 더 그러한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사고를 친 아빠를 위해 돈을 마련하려고 돈 많은 늙은 남자에게 자신의 벗은 몸을 보여주어야 했던 엘제...결국 죽음을 택하게 되는 엘제의 모습에 책을 다 보고나서 씁쓸하고 무거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어찌보면 너무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지금 이 시대도 엘제가 살았던 시대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더욱 씁쓸했다.다른 그래픽 노블도 읽어 봐야 겠다~
오스트리아 빈의 부르주아 집안 출신의 젊은 아가씨 엘제는 며칠 동안의 휴가를 즐기러 이모, 사촌과 함께 호텔에 머물고 있다. 많은 남자들이 유혹하지만 엘제는 그들에게는 한 치의 관심도 없다. 오히려 이들을 가지고 속으로는 더없이 경박하지만 활력과 상상력을 펼치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어느 날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도박 빚에 쪼들려 감옥행을 면치 못할 것이며, 식구들이 다시금 파산 직전에 면했으니,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는 거부 화상(畵商) 폰 도르스데이 자작에게 아버지와의 옛 정을 생각해서 거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라’라는 간청을 받게된다. 단 사흘 안에 거금 3만 굴덴을 구하지 못하면 아버지는 감옥행이다. 하지만 그는 그 돈을 주는 대신 엘제에게 누드를 15분 동안 자신에게 보여줄 것을 조건으로 단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매춘부의 역할을 맡을 것인가? 아니면 가족을 버리고 자신의 명예를 구할 것인가?
유럽을 대표하는 신세대 만화작가 마누엘레 피오르가 오스트리아 대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원작을 감동적으로 재현한 작품. 아르 누보의 화려한 회화를 연상시키는 멋진 수채화, 컷의 유연함, 현실과 꿈의 절묘한 변환, 그리고 원작을 영리하게 재구성한 시나리오가 원작의 힘과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적절하게 배치된 대사들, 공백에 삽입된 엘제의 독백은 그녀의 내면의 움직임을 유려하게 포착하였으며, 작가 특유의 수채화 질감을 통해 물리적으로 느끼면서 나락으로 떨어진 불행한 여인의 심리 상태를 일관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