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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jbd5 2020. 11. 24. 10:23

나의 눈부신 친구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엘레나 페란테는 화자가 뛰노는 마을 광장 한 가운데로 독자를 옮겨놓는다. 이제 그 공간은 오롯이 독자의 것이다. 나폴리의 무더운 여름, 해변의 상쾌함, 낡은 건물의 외벽과 텁텁한 건물의 내부, 왁자지껄한 학교의 분위기와 마을의 축제,화자와 주변 인물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의 기류까지. 이 모든 것이 곧 독자의 생생한 체험으로 파고든다.주요 등장 인물들의 인생 행로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어떻게 엇갈리는지를 따라가다보면 소설은 금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있다(사실 끝이 아닌, 2편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며 동시에 추천하고픈 이야기다. 적당한 주변의 친구 및 가족을소설 속 등장인물에 대입한다면 금상첨화다. 지극히 사적인 회고록으로 비치지만 그 내용은 공적인 공감대와 공적인 감동을 이끌어내는데 충분하기 때문이다. 엘레나 페란테가 내미는 손을 한 번 잡아보기 바란다. 그녀가 내미는 손을 잡고 그녀가 이끄는 가상의 공간에 흠뻑 빠져보길 추천한다. 그 공간이 오롯이 내 것이 되는 순간, 눈부신 감동이 나를 감쌀 것이다.

우정이 곧 삶이었던 두 여자가 당신에게 묻는다당신의 우정은 눈부신가‘나폴리 4부작’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 전 세계를 홀린 ‘나폴리 4부작’의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 는 이탈리아 나폴리 폐허에서도 빛나는 두 여자의 우정을 담은 이야기다. 우정을 다룬 이야기는 진부하다. 그러나 60여 년에 걸친 두 여인의 일생을 다룬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은 아름답지만 냉혹하고 그들의 삶은 맹렬하다. 감정선은 강렬하고 인물들은 욕망과 분노에 차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차갑지만 소설에는 뜨거운 마그마가 들어 있는 광활한 문장으로 가득하다. 페란테는 돌려 말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고 단도직입적이다. 두 주인공도 회귀하지 않는다. 모순으로 가득한 감정 속에서 주인공은 앞만 보고 나간다. 그들은 순차적으로 인생의 페이지를 넘기며 나아갈 뿐이다. 굶주린 듯 다음 페이지를 서둘러 넘기고 싶은 이야기. 그러나 결코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이야기. 바로 나의 눈부신 친구 다.

등장인물9프롤로그흔적 지우기13유년기돈 아킬레 이야기23사춘기구두 이야기111옮긴이의 말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