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의 여행기의 미덕의 덕목은 무엇이고 어디에서 나오는가 나에겐 김남희의 저서가 4권 있다 그 중 서평을 쓴 것은 두 권 있고 지금 서평을 쓰고 있는 이 책을 제외하고 나머지 한 권은 아직 읽지 않은 유럽의 걷고 싶은 길 이다 이번엔 남미이다 이 책이 나올 즈음에 아마도 윤상 유희열 이적 3인방의 꽃청춘이 남미의 페루를 돌아 본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었었다 저자 김남희는 라틴대륙에 흥미가 있었고 그래서 다녀오고 여행기를 내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즈음 tvN에서도 남미의 일부이지만 페루를 선택했었다 사실 나도 남미에 관심이 꽃보다 청춘이 방영되기 전부터 있었다 정확하게 고백하자면 남미전체가 아니라 잉카와 마야 두 고대문명국가의 유적지가 있는 국가들 그러니까 페루와 칠레와 에콰도르 그리고 안데스 산맥과 또 멕시코와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등등에 마음을 빼았겼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 국가를 좋아하게 된 것은 순전히 현재의 라틴아메리카 국가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있어서는 결코 아닌 것이 단지 신비한 고대국가들인 잉카와 마야에 대한 호기심과 향수 동경에 불과했던 것이었으니까 그러니까 현재진행형의 사랑이 아닌 버얼써 오래전에 끝난 과거완료의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비현실적인 애정이었다 그것도 널찍한 남미 전체에 대한 애정이 아니고 겨우 남미 윗쪽의 중미와 접경되는 그 언저리 부근과 남미 서부의 국한된 편협한 정열인 것이다 제한되고 , 일시적인 기간에 대한 것이고 , 부분적인 , 그런 남미에 대한 나의 사랑 하지만 사실 남미는 공통적인 것을 제외하면 복잡하고 다단한 , 결코 한 가지로 뭉뚱그려 포획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색채의 대륙이기도 한 까닭에 그랬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조금씩 생소하고 낯설고 물선 남미라는 문명권의 지역에 대해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마누엘 푸익 형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 어페어 라는 소설을 읽고 왕가위가 해피투게더(춘광사설)을 만들었다는 고백을 했고 나는 그 무비의 한적하고 처음 보는 듯하면서도 익숙한 기묘한 햇살이 내리던 아르헨티나 중소도시 속의 방황하던 아휘와 보영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내가 아르헨티나를 혹은 더 나아가 남미대륙을 좋아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희미한 예감을 했다 그리고 잉카에 홀릭하게 되었다 안데스의 그 나는 것이라고는 감자뿐인 그 지독하게 척박하고 황무한 높은 산맥지대와 만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지역도 있다는 페루의 불모성을 바탕으로 하여 피어난 초고도 문명의 잉카 비록 잉카 제국이 부당한 스페인의 침략으로 처절한 몰락을 하였기에 미화와 찬사만으로 도배되고 있지만 - 사실 잉카도 타 지역의 부족국가들을 무자비하게 정복하고 그 포로들을 인신 공양하던 무자비한 제국주의 국가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잉카를 괴멸시키는데 인디오의 다른 종족들이 스페인에 적극 협력했었다 - 그럼에도 잉카는 마추픽추같은 석조건축의 정점만으로도 내게 신비의 땅이자 문명이었다 그리고 또 마야 TV의 마야문명에 대한 프로 소개만으로도 또 2012년이면 멸망하는 것이 지구 자체라는 이상한 종말괴담의 진원지인 것만으로도 마야에 나는 점차로 반해 버렸다 마야 역시 신비하고 독창적인 건축 유적이 있었고 잔인한 제의의 종교가 있는 것도 잉카와 같았고 또 독자적인 문화가 4대 고대문명과는 별도로 발달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나는 잉카와 마야의 옛 터전들을 돌아 보는 것을 꿈꾸게 될 정도로 이들이 차지하는 남미의 지역이나마 사랑하게 되었다 이들을 제외한 남미에는 나는 관심이 없는가 그렇긴 하다 광대하기로는 세계 영토 순위 5위 6위 수준인 브라질에도 또 축구의 신들을 배출한 아르헨티나에도 FC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는 것과는 무관하게 그다지 사랑이 가지 않았다 좋아하지 않는 언어인 스페인어 , 알려지지 않는 음식들인 남미 음식 , 별로 예쁘다고 생각되지 않는 남미의 여인들 , 그렇다고 남미 소설들인 거미 여인의 키스나 조그만 입술이나 백년 동안의 고독이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바르가스 요사의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세풀베다도 보르헤스의 소설이 무슨 재미가 있단 말인가 엄청나게 지적인 유희를 하기 위한 형이상학적인 질문이 아니고서야 말이다 남미 영화를 볼 수나 있단 말인가 멕시코 영화? 파라과이 같은 곳은 가 볼 곳도 이과수 폭포나 좀 알려졌을까 그럼에도 남미가 주는 매력은 상당하다 불온하면서도 관능적이고 - 남미 사람들은 섹스를 엄청 좋아하고 또 개방적이다 ! - 퇴폐적인 분위기 속에 스며들어 있는 우울하고 가난함과는 어느 새 상반되는 활기와 그럼에도 또 어울리지 않는 굉장히 경건한 종교적 보수성 이런 모든 것들이 뒤섞이고 마구 엉망진창으로 버무려진 , 원주민들과 식민지배계층 백인들의 난잡하고 혼란스러운 광기와 열광의 덩어리들 이것이 남미라는 모자이크 그림의 총체적 모순이고 개별적인 난반사이며 어지러운 대표성의 이미지들인 것이다 그래서 남미는 위험하고 저열하며 초라하지만 그만큼 정열적이고 찬란하며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 살기 위해 몸뚱이를 뒤척이고 꿈틀거리는 , 인간의 체취로 고약한 곳이자 흥분하여 번쩍이는 눈빛 같은 , 향기롭고 섹시한 땀냄새 같은 , 그런 대륙이 남미이다 그런 곳으로 김남희가 갔다 가난한 사람들이 일상의 힘겨운 언덕을 느릿느릿 기어 올라가고 자연은 참혹하고 몸서리치게 장엄하며 범죄와 치안은 엉망이지만 인정이 따스하게 살아 숨쉬고 있고 미소가 순박한 그런 사람들이 춤과 음악으로 열정을 사르며 아직도 조상이 남겨 준 영광의 상처를 껴안고 여전히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 곳들을 (갑자기 용두사미로 끝내고 싶어졌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무엇을 느꼈길래 그저 범용한 평범하기 짝이 없는 넋두리 같은 인상을 이 책에 대해 끄적거리고 있는 걸까 밀물처럼 쳐들어 오는 자괴감에 키보드를 두드리기가 부끄러워졌다) *참고로 김남희가 간 곳들은 칠레, 아르헨티나의 남단 파타고니아, 부에노스 아이레스,아마존,볼리비아,페루,에콰도르이다 이 여행기는 그녀의 남미 여행기의 1편이다 2편도 독립하여 나와 있다
나는 여전히 길 위에 서 있다 한국에 ‘걷기 여행’ 붐을 일으킨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회사를 그만두고 전세금마저 털어 여행에 나선 지도 어느새 10년. 이번에는 매혹의 땅, 라틴아메리카로 떠났다. 배낭 무게 28킬로그램, 총 여행 기간 14개월, 왕복 두 차례, 1백 시간이 넘는 비행, 야간버스에서 보낸 수많은 밤, 한 번의 교통사고와 세 번의 소매치기 미수, 그리고 네 번의 도난 사고, 수십 번의 길 잃기. ‘여행 밥 10년차’인 그녀에게도 라틴아메리카 여행은 녹록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온 지금, 라틴아메리카는 여행작가 김남희의 여행 인생에 전환점이 되어준 새로운 세계가 되었다. ‘김남희가 매혹된 라틴아메리카’ 첫번째 이야기 라틴아메리카 춤추듯 걷다 에서는 칠레,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 아마존,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등의 크고 작은 도시를 걸으며 생명력으로 꿈틀대는 자연환경과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파괴의 모습을 목도한다. 라틴아메리카 하면 흔히들 치안이 불안한 곳, 열정이 넘치는 곳, 음악과 춤이 넘치는 곳 정도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는 그 넓은 대륙만큼이나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마야와 잉카 문명 등 고대 문명이 빛났던 땅이며 파블로 네루다와 이사벨 아옌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빅토르 하라, 메르세데스 소사처럼 시와 소설, 노래를 무기 삼아 영혼의 파괴에 맞섰던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다. 또한 극지방부터 사막과 원시림까지 문명을 압도하는 대자연을 품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곳은 3백 년에 걸친 스페인의 지배가 끝난 후에도 독재정권과 외세에 휘둘려야 했던, 과거의 아픔을 삭이며 내일의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이다. 고단한 삶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견디며 갖지 못한 것을 욕망하기보다는 가진 것을 감사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의 중요함을 체화한 이들을 만나며 저자 김남희는 강인한 생명의 기운과 마주한다. 이곳에서 저자는 여행지와 그곳의 사람들을 욕망하는 것을 넘어 여행의 본질과 의의에 대해 되묻는다. 라틴아메리카 춤 추듯 걷다 보러 가기 클릭
프롤로그
1장. 칠레
1. 시와 노래가 무기인 도시 _산티아고
2. 지구에서 가장 긴 천연 눈썰매장 _푸콘
3. 거대한 땅에서의 고요한 시간 _이스터섬
2장. 파타고니아
1. 슬픔의 푸른 성벽을 마주하는 곳 _아르헨티나 엘찰텐/엘칼라파테
2. 야생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 _칠레 토레스델파이네
3. 내가 이 배를 왜 탔을까 _나비맥 크루즈
3장. 아르헨티나
1. 세상의 끝에서 슬픔을 묻다 _우수아이아
2. 말벡 와인의 성지에 신의 은총이 _멘도사
3. 가장 매혹적인 공기를 지닌 도시 _부에노스아이레스
4. 오래된 도시를 산책하는 기쁨 _부에노스아이레스
4장. 아마존
1. 사라져가는 눈물과 신비의 땅 _아마존
5장. 볼리비아
1. 가난한 이들의 불빛으로 살아나는 곳 _라파스
2. 하늘과 땅이 몸을 섞는 곳 _우유니 사막
3. 죽음의 공포와 맞선 강인한 사람들이 사는 곳 _포토시
4. 내일을 향해 쏴라 _투피사
6장. 페루
1. 아름다운 것들은 상처를 남긴다 _쿠스코
2. 변함없이 서 있는 강의 땅 _우아라스
3. 사막에서 샌드보딩을 _나스카/우아카치나
4. 서로를 알아보던 찰나의 순간 _아레키파
5. 모든 것이 태어나고, 모든 것이 사라진 호수 _티티카카 호수
6. 돌은 여전히 말이 없다 _마추픽추
7장. 에콰도르
1. 다시 찾고 싶은 나의 오래된 미래 _갈라파고스
2. 세상의 중심에서 비틀거리다 _키토
3. 끝까지 오르지 못해도 괜찮아 _코토팍시/바뇨스